상권탐방

목동역과 로데오 상권
  • 자료출처 : 상가114
  • 날짜 : 2006-01-26
  • 조회수 : 8981

목동역과 로데오 상권

1980년대 10%대를 넘는 경제성장으로 유휴자본이 대거 부동산에 몰리면서 정부는 부동산 투기억제책의 일환으로 서울의 아파트신규 분양가를 규제하기에 이르렀고, 급기야 200만호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서울이 아닌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상동 등 인구 30-40만 정도의 베드타운을 조성하였지만, 서울로부터의 퇴출은 단순한 공간적 이동 이상의 의미를 갖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의미에서 목동신도시가 갖는 외형적 매력은 차지하고라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부동산의 가치는 기대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목동 월드메르디앙과 현대하이페리온, 삼성쉐르빌 등이 청약과열 양상을 보인 것도 목동만이 줄 수 있는 전원적인 주거환경과 더불어 자족적 기능, 향후 발전가능성이 뒤섞이면서 향후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주거지역으로 손색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안양천과 한강이 만나면서 마소를 놓아 기르기에 적합한 목장이라는 뜻에서 牧洞이라 불리던 것이 지금의 木洞이 되었다는 유래에서 알 수 있듯이 신도시가 개발되기 이전에는 그야말로 황무지에 불과했던 곳이지만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대단위 택지개발 1순위로 거론되곤 했다. 주변지역은 예로부터 전해오는 민담으로 수천호가 들어설 땅이라 하여 천호지 (千戶地)벌이라고 했는데, 대규모 토목공사를 하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는 황무지를 수천호의 집터로 예상했다는 것은 국가적 차원에서 대도시 건설을 예견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지하철 5호선 목동역은 등촌로와 오목로, 신정로가 만나는 오거리에 위치해 있다. 오거리는 특성상 교통의 방향을 옮기는 기능보다는 모이는 기능이 강하게 나타난다. 특히 목동오거리는 오목교로부터 신정역, 목동사거리, 목동신시가지, 신정네거리 등으로 향하는 기점으로서 단순한 교통기능 보다 쇼핑, 휴식, 먹거리, 위락의 기능이 강하게 나타나는 결절점(nodal point)의 성격이 강하다.

목동역은 행정구역상 목1, 4동, 신정4, 5동, 화곡4동을 배후지역으로 하는데, 로데오입구를 기준으로 반경 500m이내에 8,000여세대가 몰려 있으며, 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체수가 1,500여개가 넘을 정도로 상권으로서의 잠재력은 풍부한 편이다. 게다가 목동로데오을 중심으로 패션쇼핑 기능과 먹거리 기능, 남부지원 등 공공기능과 함께 목동사거리가 동일상권에 포함되어 면(面)적 확산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목교에서 목동사거리로 좌회전하면 홍익병원과 목동로데오 입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목동 현대I-PARK가 들어서면서 점포수급의 여유가 생긴 결과, 웰빙과 신세대 관련 아이템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대형 찜질방이 들어서는가 하면, 초현대식 휘트니스센터, 족히 200여평이 넘는 초대형 미용실, 피부관리 등 선견지명을 자랑하는 과감한 투자가 눈에 띄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신세대를 겨냥한 캐릭터숍, 김밥전문점, 남성헤어숍, 도너츠전문점 등도 최근에 입점한 업종들이다.

SO BASIC, 애니랜드 등은 로데오의 20대 이상의 고객층과는 달리 하이틴고객을 타겟으로 본격적인 시장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김밥나라는 오후 4시 이후 몰려드는 청소년층으로 인해 연일 만원사례를 보이고 있다.

역세권의 특성도 무시할 수 없는데, 이동흐름이 빠르기 때문에 입점 고객보다는 지나가는 흐름 속에서 외부에서 쉽게 상품을 확인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중심의 소매업종, 예를 들면 주얼리, 신발, 악세서리, 안경, 속옷, 캐주얼의류 등의 패션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이며 커피, 아이스크림, 패스트푸드, 분식 등 테이크아웃 업종이거나 중저가 신세대 먹거리 아이템이 강세를 보인다.

하나은행 건물에 들어선 신발할인점 ‘Athelete's Foot'는 목동뿐만 아니라 신정동, 신월동, 화곡동에 이르는 광범위한 상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KFC, 버거킹, 맥도널드는 신세대의 만남의 장소로 목동상권을 대표하기도 한다. 홍익병원은 최신의료장비와 최고급 서비스로 지역 병원이면서도 목동 중산층의 이용률이 높아서 상권의 활력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양천구청으로 향하는 등촌로 일대는 구청과 남부지원, 경찰서 등 공공시설이 몰려 있지만 아파트단지가 단절되어 있어서 소매중심의 점포들이 늘어서 있지만 유동인구가 적고 구매력도 떨어지는 편이다. 따라서 소형 점포 보다는 상권범위가 넓은 가구, 주류소매, 침구, 건강식품, 가전 등 전면이 넓고 주차장을 겸비한 대형점포에 적합한 업종이 유리하다.

목동역의 중심에는 로데오거리가 있다. 압구정상권이 압구정역과 로데오상권으로 구분되는 것처럼 목동역 역시 그러하다. 하지만 압구정상권에 비해 목동역은 로데오거리가 인접해 있어서 동일상권으로 간주하는데, 압구정로데오나 문정동로데오, 가리봉로데오, 신림로데오 등과 비교하여 업종 구성이 다양하다는 특징을 꼽을 수 있다.

흔히 로데오 하면 20대와 30대 중심의 이른바 여성정장이 중심인 반면, 목동로데오는 스포츠의류, 캐주얼의류, 남성의류 등의 비율이 높아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대학생으로 보이는 20대 초반은 물론이고 친구끼리 혹은 부모와 함께 쇼핑을 하는 10대 후반의 하이틴세대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년여간 심각한 내수부진으로 의류업계가 부진을 면치 못한 가운데, 로데오에 입점한 매장 역시 호황일때와 비교하면 매출하락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할인매장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위축을 받았다는 평가가 점주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로데오의 특성상 비록 대로변에 비해 유동인구가 많지는 않지만 쇼핑인구 중 상당수가 실구매를 희망하는 유효고객층이기 때문에 비교적 매장분위기는 여유로운 편이다. 실제로 할인가라 할지라도 여성정장 1벌에 20-30만원을 호가하기 때문에 하루에 10벌 정도만 매출을 올리더라도 수익면에서는 여느 사업보다 낫다.

1층 매장은 대부분 스포츠의류, 속옷, 여성정장, 피혁잡화, 남성정장 등 로데오의 기본업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층 이상은 구제의류, 중고명품 등 매니아층을 대상으로 한 패션업종과 레스토랑, 커피숍, 칵테일바, DVD방, PC게임방, 피부관리숍 등 휴게업종이 대부분이다. 신정 중앙길과 만나는 만년길 등 이면도로에는 아직 전국 브랜드로 성공하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의 상품경쟁력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신규브랜드가 입점을 속속 시작하고 있다.

실상 로데오라고 불리지만 상업지역이라기 보다는 근린상가지구에 속하기 때문에 점포수가 그리 많지 않은 탓에 항상 점포가 모자라는 과수요 현상이 발생한다. 그래서인지 이면 주택가를 리모델링하거나 아예 헐어서 상가로 분양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아마도 로데오상권은 수년 내에 목동역에서 만년길에 이르는 삼각형 모양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고층 중형상가나 복합오피스텔이 속속 들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 만큼 성장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주목할 만한 상권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상가 114 투자전략 연구소 소장 유 영 상